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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활쏘기는 왜 화살을 왼쪽에 걸까?

몽골 활쏘기 대회를 검색해서 나오는 사진들을 보면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깍지손은 우리처럼 엄지 사법으로 당기는데, 막상 화살은 줌손의 왼쪽, 즉 활의 왼쪽에 걸고 당겨 쏜다는 것이다. 이렇게 쏴도 문제가 될 건 없을테지만, 굳이 엄지 사법으로 쏠 필요가 없어진다. 엄지 사법의 장점은 화살을 깍지손으로 눌러 잡을 수 있기 때문에 활의 바깥쪽, 즉 줌손 오른쪽에 걸 수 있고, 이는 화살 장전을 쉽게 하여 말 위에서 걸어 쏘거나 할 때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조금 더 검색을 해보니 국궁신문에 관련 기사가 있었다. 몽골인의 활쏘기 엿보기 그는 활을 오른쪽으로 누위고 줌통의 왼쪽인 검지위에 화살을 올려 준비한다. 그의 누이는 이것을 비전통적인 방법이라 간주한다(그의 아버지는 이렇게 쏘지 않았다). 전통적인 방법은 줌통의 오른쪽인 엄지 위에 놓고 쏜다.  아마도 과거에는 그렇게 쏘지 않았을 걸로 보이나, 지금은 엄지사법이 제대로 계승되고 있진 않았거나, 몽골인들에겐 굳이 그 형태를 고집할 이유가 없었던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려던 중, 검색에 걸린 글이 그나마 설명이 될 것 같다. https://www.reddit.com/r/Archery/comments/dzrzfh/comment/f8aojqd/?utm_source=share&utm_medium=web2x&context=3 몽골의 활쏘기 대회에 쓰이는 타겟의 특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과녁이 높이는 낮고 가로로 넓어서 앞나고 뒤나는 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데, 거리를 정확히 잡는 건 중요하다고 한다. 그렇다 보니 화살을 왼쪽에 걸거나 오른쪽에 거는 건 그다지 중요한 요소가 아니고, 똑같이 당기도록 훈련하는게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화살에 실을 감아서 정확히 당길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이게 가장 말이되는 설명 같다. 대회라는 형태를 규정하고, 과녁을 정하면 필연적으로 사람들은 거기에 최적화하는 노력을 한다. 우리 활쏘기도 마찬가지고.

몽골 활과의 짧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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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몽골 여행 중 활을 구경해볼 기회가 있었다. 페이스북에서 찾은 링크를 통해 샵에 연락을 하여 방문 하였다. 2장의 활이 있었는데, 하나는 일반품이고 다른 하나는 장식과 가격을 보아하니 조금 더 프리미엄급 제품인 듯 했다. 고자에 말머리 장식이 있는 프리미엄 활 오른쪽에 있는 것이 일반 활 일단 활을 처음 본 느낌은 "겨우?" 였다. 각궁이라고는 하나 외부에 본드칠이 되어 있었다. 시위의 심고 부분도 두꺼운 나일론 줄을 고자에 걸고 그 줄에 현 줄을 다시 묶어 놓은 형태로 그 묶음이 조악하기 그지 없었다. 판매자에게 이 활들이 몽골 축제 때 열리는 활쏘기 대회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활들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같이 구매할 화살을 보여 달라고 했다. 안전촉이 끼워져 있는 화살을 보여줬는데, 편의점에서 사먹는 스크류바의 나무 막대기 같은 것에 촉과 깃이 끼워져 있었다. 맨 손으로 화살 돌려 점검하기를 잘 못하는 나지만, 대충 돌려봐도 화살 중심이  전혀 맞지 않았다. 정 사범님의 구매 요청으로 보러 온 거지만, 이런 걸 사서 돌아갔다간 괜한 소리를 들을 것 같다는 느낌에 일단 가게를 나왔다. 인터넷 검색과 트위터를 통해 궁장 1분과 다른 샵을 찾았는데, 마침 겹친 몽골 최대 축제로 인해 연락이 닿질 못했다. 그 후 캠핑을 위해 들른 테를지 국립공원에 활쏘기 체험이 있어 도전해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하는 국궁체험도 그렇지만 여기도 엄지사법으로 당기기 보다는 지중해식으로 당기도록 안내하고 있다. 아마 깍지 분실과 당겨 쏘는 난이도 때문에 그럴 것이다. 줌손의 왼쪽에 걸어 쏘는 건 해본 적이 없어서 과녁 맞추기가 영 쉽지 않았다. 가죽 깍지도 없이 10 발을 당겨 쏘고 나니 손가락 끝이 얼얼했다. 10 발 모두 불내고 돌아 서는 와중에 몽골의 "진짜" 전통 활쏘기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