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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관련 소고 - 남의 사법을 평하기 전에 자신부터 돌아보자

활터에서 불붙기 좋은 주제라 가능한 상호 언급을 자제하는 것 중 하나가 사법 즉, 쏘임새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활꾼들은 수련의 끝에 결국 자기만의 사법을 하나씩 구축하게 되는데, 이것은 곧 자존심과도 관련이 있는 터라 하나같이 고집이 세고, 쉽게 바꾸려고 들지도 않는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쏘임과 관련된 문제는 사대를 물러나서도 해당 지위에 있는 사람이 조용히 정중히 묻는 것이 사정예법이고, 특히 다른 활터에서 오신 분께 이를 언급하는 것은 대단한 결례라 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아직 활을 제대로 배운 지 몇 년 되지도 않은 신사가 남의 사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적절치 않으며, 언급을 한다 해도 자기가 아는 테두리 안에서 겨우 이론 정도나 배운 우물 안 개구리일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커뮤니티나 활터에서 한번씩 인상 찌푸리게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의 쏘임새에서 배울점을 찾고자 하지도 않고, 그저 악플남기기를 하며 나름 예의 바른 척 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분들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도 남의 쏘임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대길 좋아한다.  그 심리를 파악해 보면 인정욕구 때문이라고 보여진다.  보통 저런 분들이 추구하는 사법은 흔히 말하는 옛사법 또는 온깍지라 불리는 쏘임새인 경우가 많다. 옛 전통 사법을 되살리는 노력은 그 자체로 존중받을 만 하나, 그 자부심이 넘쳐 흘러 다른 사람의 인정을 강요하는 꼴을 넘어서서 이제 남을 깎아내리는 태도로 발전하게 되면 그건 그 자체로 폭력이 될 뿐이다. 다른 사람의 사법을 평하기 전에 거기에서 배울 점이 있는지 살펴보자. 하다못해 그 사법이 내 눈에 나빠 보이면 배우지 않을 점을 찾을 수 있으니 그건 그거대로 좋은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나의 사법에 대해 질문한다면 아는 선에서 대답하자. 묻지도 않은 내용을 먼저 가르치려 들지 말자. 우리 활이 발전해 가는 이유는 다양성의 존중에 그 바탕이 있음을 잊어서는 안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