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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쏘기 반성

최근 도민체전에 참가하여 큰 실패를 경험한 후,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보통 전국 대회를 다녀오면 활 쏘는 기술에 숨어 있는 문제점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는 쏘임 자체보다는 나의 정신 상태 또는 태도에서 많은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들을 정리해 보려 한다. 1. 잘못을 알았다면 즉시 고쳐라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즉시 고치려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단번에 고치든,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고치든 과정상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개선의 시작을 미뤄서는 안 된다. 도민체전까지 한 달 정도 남은 기간 동안 내 쏘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과감하게 고치지 못했다. 한 달 안에 바뀐 쏘임을 완성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이는 마치 바람이 불어 과녁 조준점을 과감히 옮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조준점을 옮겼다가 화살이 과녁을 벗어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조준하지 못하는 과오와 같다. 갑작스러운 변화로 인한 충격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면, 단계적으로 작게라도 시작해야 한다. 잘못을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고치기 시작해야 한다. 2. 대회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도민체전처럼 이틀간 진행되는 대회는 그 이틀의 시간이 모두 대회에 포함된다. 첫째 날 성적이 좋다고 해서 방심하거나 밤늦게까지 노는 등 자신을 소모하는 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만약 첫째 날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저녁 시간을 최대한 활용해서라도 그 문제를 수정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첫째 날 3순이 끝났을 때 내심 찝찝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어떠한 구체적인 노력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둘째 날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첫날 저녁의 소중한 시간을 아쉽게 보낸 것이 못내 후회된다. 3. 부족한 습사량이 불러온 악영향 습사량이 부족했다. 겨울 동안 동계 훈련을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습사량이 부족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시수가 올라오고 대회에서 실적을 내는 수준이 ...

자신감 되찾기

최근 두 번의 대회에서 나 자신에게 기대했던 시수가 나오지 않으니 스스로에게 실망이 적지 않다. 보통은 이걸 연료 삼아 개선의 동기로 만들곤 했지만, 이번에는 방향을 잃은 듯한 기분이 든다. 당장 다음 주말에 중요한 대회가 있는데 그 때까지 잘 준비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대회가 있을 다음 주 이틀은 죽기 살기로 쏴야 되는데 그럴 수 있을까. 중구미에 생기기 시작한 약한 통증과 겨울부터 고생하고 있는 무릎 통증이 날 괴롭히고, 앞 손과 뒷손의 무너진 균형이 계속 신경 쓰인다. 단 한 발을 쏘더라도 내 쏘임대로 발시하고 싶은데 요즘은 습사에서 이런 기분을 통 못 느껴 봤다. 이렇게 된 여러 이유들을 나열해 볼 수 있지만, 결국 다 남 탓일 뿐이다. 문제의 원인을 남에게서 찾게되면 개선은 불가능하다. 우리는 자기 스스로만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외 어떤 것도 의도대로 바꿀 수 없다. 외부의 변화는 받아들여 적응해야 되는 대상이지 내가 일으킬 수 있는 건 아니다. 반구저기는 맹자(孟子) 공손추편(公孫丑篇)에 나오는 ‘발이부중(發而不中) 불원승기자(不怨勝己者) 반구저기이이(反求諸己而已)’라는 구절에서 유래됐다. 이는 ‘활을 쏘아서 적중하지 않더라도 나를 이긴 자를 원망하지 않고, 돌이켜서 자기에게서 (그 원인을) 찾을 따름이다’는 뜻이다. https://www.donga.com/news/Society/article/all/20061230/8390711/1 궁도구계훈이기도 발이부중 반구저기 는 활꾼에게 스스로 돌아보는 겸손을 요구한다. 내 활이 맞지 않는 원인은 오로지 나에게 있을 뿐 그것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없다. 활을 겨눈 것도 나요, 쏜 것도 나다. 하나를 고치면 둘을 고칠 수 있고, 둘을 고칠 수 있으면 계속해서 고쳐 나갈 수 있다. 자신감을 잃지 말고, 빗나간 화살을 가지고 자책을 하지 말자. 한 발이 빗나갔으면 다음에 있을 한 발을 맞추면 된다. 제대로 된 꾸준한 연습만이 자신감을 회복하는 지름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