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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수의 역설을 이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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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배우면 꼭 마주하게 되는 궁수의 역설을 이해해보자. 영문으로 archer's paradox 라고 한다. 역설이라 불리는 이유는 화살이 활의 가운데를 지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많이들 화살이 요동치며 나아가는 현상을 두고 패러독스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먼저 역설이 왜 발생하는지 부터 알아보자. 활의 현을 당겼다 놓으면 현은 활체의 가운데를 향해 나아간다. 한편 활체에 장난감 활 처럼 구멍이 뚫려 있는 게 아니니, 화살은 활체의 가운데를 통과하지 못하고 옆으로 지나가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역설이 생기는 지점이다. 아래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이해해 보자. 활과 화살을 머리 꼭대기에서 내려다 봤다고 할때, 만약 우리 활이 장난감 활 처럼 활 몸체에 화살이 지나가는 구멍이 있다면 위와 같을 것이다. 이 경우 오른쪽 그림처럼 시위를 놓아 발시하더라도 별다른 문제는 없다. 문제는 국궁과 같은 활의 경우 위 그림 처럼 되기 때문에 역설이 발생한다. 즉 가운데를 지나지 못하는 화살이 가운데선에 있는 과녁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가운데를 지나지 못하는데 가운데를 맞춘다? 이것이 바로 궁수의 역설이다. 즉 다시 말해 궁수의 역설은 화살을 활의 몸체 중앙에 걸지 못하는 활쏘기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컴파운드 보우나 리커브보우처럼 활체의 가운데를 통과하도록 만들어진 활에서는 역설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 국궁에서 화살을 쏠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살이 몸체를 우회 한 다음 과녁을 날아가게 된다. 화살이 마치 장애물을 돌아가는 뱀처럼 활체를 피해 간다는 말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현이 깍지에서 놓아지면, 화살은 순간적으로 활체에 눌리며 첫번째 그림과 같이 휜다. 곧이어 탄성에 의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복원력이 발생하고, 곧 반대쪽으로 다시 휜다. 중간 그림이다. 마지막으로 화살이 굳이치며 활체를 돌아 나간 다음 과녁을 향해 물고기가 꼬리치듯 흔들거리며 비행을 한다. 이 비행 과정에서...

화살이야기 - 화살이 많이 휘면 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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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에서 쓰이는 리커브 보우의 경우 화살이 활의 한 가운데를 지나기 때문에, 궁사의 패러독스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국궁처럼 전통활의 경우 화살이 나가야 하는 방향을 활의 몸체가 가리고 있기 때문에 가림 뒤의 과녁을 화살로 명중시켜야 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것이 궁사의 패러독스 (archer's paradox) 이다. 그리고 이 패러독스를 이용해서 화살을 쏴야 한다면 화살의 휘어짐 정도에 영향을 받게 되고, 휘어짐 정도를 스파인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스파인과 관련된 설명들이 지중해식 사법을 기준으로 한 것들이 많다. 지중해식 사법과 몽골리안 사법은 같은 전통활이라 하더라도 화살을 거는 위치가 반대이다. 그렇다보니 스파인의 강도에 따라 화살이 받는 영향에 대해서도 반대로 설명한 것들이 많다. 이를 정리해보자면, 국궁의 경우 스파인이 약하면(잘 휘면), 살이 뒤난다. 반면 스파인이 강하면(뻣뻣하면), 살이 앞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화살이 활몸을 돌아 나올 때 탄성으로 인해 반대 쪽으로 휘게 되는 데, 이때 많이 휘게 되면 줌 뒤쪽 방향으로 촉이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뒤가 나는 것이다. <4번째 그림에서 얼마나 휘느냐가 영향을 받는다> 주제와 상관 없지만, 국궁에선 화살이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 라고 표현하지 않고, 앞나고 뒤난다고 표현하는데 참 슬기로운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 표현을 쓰면 좌궁 우궁에 따라 말을 바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참고글:  국궁 화살 그리고 스파인, 파라독스 (궁사의 파라독스, archer's paradox) : 네이버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