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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동안 쏘임 고치기

겨울에다 코로나로 인한 활터 폐쇄라 이때다 싶어, 쏘임 자세를 고치기로 했다. 깍지부터 줌손, 거궁부터 만작까지. 이전에 어느 정도 완성한 쏘임이라면 신중하게 하나씩 고쳐야 겠지만, 지금의 나는 모두 부수고 다시 시작해도 무방한 상태다. 고쳐야 하는 대상들을 정하고, 2월 까지 완성하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3월 부터는 궁체 관련된 조언들을 듣게 되면 기록만 할 뿐, 실제로 반영하진 않을 예정이다. 설사 그것이 잘못된 쏘임이라 할지라도 적어도 올 한 해 동안은 같은 쏘임을 유지하고 다시 겨울이 올 때 바꾸려고 한다. 첫번째, 귀 뒤로 들어 넘기기. 나중에 다시 정리해보겠지만, 최근 궁체를 바꾸면서 가능하면 줌손의 이동을 최소화 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 쏘임이 나와는 맞지 않는 것 같다. 팔이 길고, 힘이 강하지 않은 편이어서 다부지게 당기기는 어렵다. 옛 사법에서 말 하는 것 처럼, 물동이 이듯 한 다음 두 팔을 내리는 방식이 나와 맞다고 생각되고 그렇게 해야 쉽게 쑥 당길 수 있다. 두번째, 낙전. 활을 당길 때 낙전이 자주 일어 난다. 이 문제를 고쳐야 속 시원히 당길 수 있을 것 같고, 그렇게 당길 때 불필요한 힘을 쓰지 말아야 만작 때 제대로 겨눌 수 있다. 세번째, 깍지손 손목에 힘을 빼고 들어오기. 아마 두번째와 관련이 있을 걸로 보인다. 깍지를 제대로 잡고 알맞은 방향으로 당긴다면 손목에 힘을 줄 필요가 없어진다. 깍지손 손목에 힘을 빼야 낙전을 줄일 수 있다. 발시 때 미치는 영향도 마찬가지로 줄어들 수 있어 명중률이 높아질 것이다.

적당한 활의 기울기는 어느 정도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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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거의 세워서 쏘는 편이었다. 양수( 陽手)  라고도 한다. 어쩌다 그 정도 세워서 쏘게 되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쏘다 보니 그러고 있었다. 활쏘기와 관련된 습관들 중엔 이런 것들이 많이 있다. 왜 하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내 몸에 들어와 자리 잡고 있는 것들 말이다. 활을 세워 쏘게 되면 자세가 양궁의 그것과 비슷해지게 된다. 처음에는 그렇지 않았다 하더라도 세워서 쏘기에 가장 편한 자세가 옆으로 서고, 눈을 돌려 측면으로 바로 보며 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줌팔의 어깨 즉 죽머리가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그것이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이 자세의 단점을 잘 몰랐으나, 지금은 몇가지 느낀바가 있어 기록을 남겨 두려 한다. 그러나 그 원인과 결과에 대한 자세한 검증은 없고 그냥 추정해 본 것들이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러려니하고 참고 정도만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 살이 자주 넘는다. 나의 경우 표를 내려도 살이 과녁을 넘는 일이 잦았다. 평찌로 날아가야 될 것 같은 살이 조금만 방심하면 아랫장이 들려 과녁을 넘었다. 표를 내리면 된다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과녁 앞 땅을 보고 쏘는 건 어색했다. 줌팔 팔꿈치에 작은 통증이 생겼다. 이 부분은 양수로 쏜 것과 관련이 있는지 확실치는 않다. 활쏘기란 활의 반동을 사수의 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그 충격을 몸이 흡수하려면 충격파가 지나가는 뼈마디에 유격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양궁처럼 세워 쏘다 보면 이 유격들이 존재하기 어려워 통증이 생긴 게 아닌가 한다. 활을 민다는 느낌이 잘 안든다. 죽머리가 이미 다 들어와 버렸기 때문에 활을 더 이상 밀 수가 없다. 전추태산 이라는 말을 개념상 알고 있을 뿐 몸으로 체득하긴 어려웠다. 이유는 위와 동일하다. 죽머리가 다 들어와 더이상 밀어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냥 시위를 걸고 버티고 있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활을 조금 눕혀 보기로 했다. 임원경제지 유예지에서는 초승달 모양 처럼 기울이라고 하였고, 우리나라에서 보이는 초승달은 ...

궁수의 역설을 이해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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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을 배우면 꼭 마주하게 되는 궁수의 역설을 이해해보자. 영문으로 archer's paradox 라고 한다. 역설이라 불리는 이유는 화살이 활의 가운데를 지나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그러나 많이들 화살이 요동치며 나아가는 현상을 두고 패러독스라고 칭하기도 하는데, 이는 엄밀히 말하면 잘못된 표현이다. 먼저 역설이 왜 발생하는지 부터 알아보자. 활의 현을 당겼다 놓으면 현은 활체의 가운데를 향해 나아간다. 한편 활체에 장난감 활 처럼 구멍이 뚫려 있는 게 아니니, 화살은 활체의 가운데를 통과하지 못하고 옆으로 지나가야 한다. 바로 이 부분이 역설이 생기는 지점이다. 아래 그림을 통해 다시 한번 이해해 보자. 활과 화살을 머리 꼭대기에서 내려다 봤다고 할때, 만약 우리 활이 장난감 활 처럼 활 몸체에 화살이 지나가는 구멍이 있다면 위와 같을 것이다. 이 경우 오른쪽 그림처럼 시위를 놓아 발시하더라도 별다른 문제는 없다. 문제는 국궁과 같은 활의 경우 위 그림 처럼 되기 때문에 역설이 발생한다. 즉 가운데를 지나지 못하는 화살이 가운데선에 있는 과녁을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가운데를 지나지 못하는데 가운데를 맞춘다? 이것이 바로 궁수의 역설이다. 즉 다시 말해 궁수의 역설은 화살을 활의 몸체 중앙에 걸지 못하는 활쏘기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컴파운드 보우나 리커브보우처럼 활체의 가운데를 통과하도록 만들어진 활에서는 역설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럼 국궁에서 화살을 쏠때 어떤 일이 발생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살이 몸체를 우회 한 다음 과녁을 날아가게 된다. 화살이 마치 장애물을 돌아가는 뱀처럼 활체를 피해 간다는 말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현이 깍지에서 놓아지면, 화살은 순간적으로 활체에 눌리며 첫번째 그림과 같이 휜다. 곧이어 탄성에 의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복원력이 발생하고, 곧 반대쪽으로 다시 휜다. 중간 그림이다. 마지막으로 화살이 굳이치며 활체를 돌아 나간 다음 과녁을 향해 물고기가 꼬리치듯 흔들거리며 비행을 한다. 이 비행 과정에서...

근사 할때 표를 더 많이 내려서 봐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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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 거리에 따라 다를 수 있겠으나, 145미터를 겨냥할때와 30미터 정도를 겨냥할때 표를 보는 위치가 많이 달라진다. 깍지손을 똑같은 위치로 당긴다고 가정하면, 가까운 과녁을 줌손으로 보게 되면 화살은 무조건 떠서 날라가게 된다. 근사 같은 훈련은 안전이 확보된 곳에서 엄격한 규율 하에 행해야 하는 이유다. 자칫 잘못하면 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활터에서 배우는 사법은 145 미터라는 장거리 원사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줌손위의 표를 눈높이에 맞춘다고 하더라도 화살의 깍지가 아래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이 기울어진 높이는 자신의 눈에서 깍지를 가져다대는 곳 까지의 높이이다. 즉 줌손을 들어올리지 않더라도 화살은 최소 눈높이에서 깍지 위치까지 각을 잡고 있다는 말이다. 그럼 반대로 근사를 하려면 이것을 그만큼 내려주거나 또는 깍지손을 눈높이 까지 올려야 한다.  줌손을 내린 방법 깍지손을 올린 방법 근사의 정확도를 높이겠다면 깍지손을 올리는 게 나아보이나, 이는 반대로 원사시에 자세가 망가질 가능성이 있다. 한편 줌손을 내려서 근사를 하게되면, 근사의 정확도는 포기하게 되나 기본 자세가 망가질 위험은 없을 것이다. 그럼 애초에 깍지손을 눈높이로 유지하고 원사시에 줌손을 들어올려서 쏘는 방법은 어떨까? 이 경우 원사 근사시 줌손만 조정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원사시 줌보기의 경우 표잡거나 시수를 높이려 할 때는 제법 애를 먹을 수 있다. 일단 나의 경우는 깍지손을 움직이는 건 오히려 모든 자세를 망가뜨릴 수 있어 조금 위험한 듯 하다. 그러니 굳이 근사를 해야 한다면, 근사시의 정확도를 포기하고 줌손을 내려 쏘든가, 아니면 근사시에 줌손이 아닌 활의 오금 근처 부위를 표로 이용하는 방법이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