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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정습사 일지 충주 탄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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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안보 온천에 1박을 하고 오는 길에 들른 충주 탄금정. 네비게이션 안내대로 탄금대 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활터 가는 길을 찾기 위해 공원 안내도를 보았는데, 활터가 그려져 있는데 가는 길이 명확하지 않았다. 공원 내부로 가야 하나 망설이던 말라 들고 있는 활가방을 보시고 어떤 분이 길을 알려 주셨다. 탄금대 주차장에서 보인 건물의 우측에 카페가 하나 있는데 그쪽으로 지나가면 활터로 내려 가는 길이 있었다. 인사를 드리고 따뜻히 맞아주셔서 습사를 시작하였다. 가운데가 움푹 들어온 모습인데 강쪽에서 제법 강한 앞바람이 불고 있었다. 가운데로 쏘는 무겁 근처에서 화살이 바람에 밀려 뒤가 났다. 활터의 접장님들과 이야기나누다보니 우리 정의 과녁 공사를 해주신 분이 이 곳 접장님이셨다. 그러고보니 얘기를 들었던 기억이 났다. 이래서 타정 습사 다닐 땐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럽다  시수는 4중의 연속. 막 순에 꼭 한번 몰아보려 했는데 오히려 욕심이 과했는지 한발이 짧게 떨어지고 막시는 뒤로 빠졌다.  겨우내 습사량이 줄면서 활 쏘는 체력도 많이 줄어든 느낌이다. 5순 인데도 지친 느낌이 있어 인사드리고 퇴정하였다. 겨울 가기 전에 계획을 세운대로 유산소 운동을 더 보충하고 습사량을 최대한 늘려야 될 것 같다.

습사무언이 중요한 이유

어느 활터에나 사대에는 습사무언이 적혀 있다. 활 쏘는 중엔 말을 삼가라는 뜻인데 집중을 위해 정숙하라는 이유도 있지만 내생각에는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 것 같다. 활쏘기는 무의식 중에 이루어진다. 우리가 깍지를 떼는 그 순간은 의식은 사라지고 무의식 속에서 행한다. 의식적 개입을 최소화 하기 때문에 이 순간에 어떤 말을 들으면 머릿속 깊숙이 들어와 메아리치게 된다. 그래서 활은 귀가 얇다는 말도 있다. 말 뿐만이 아니다. 활을 쏘면서 반복적으로 하는 행동으로 금새 습관이 된다. 본인은 그런 행동을 하는지 모르는데 나중에 누군가 지적을 해줘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습사무언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대에 서서 떠벌떠벌 말을 하다 보면 그 말하는 것 자체가 나의 활쏘기 일부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때부턴 활 쏠 때 말을 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  떠벌리지 않으면 내 쏘임을 다 할 수가 없게 된다. 이런 습관이 몸에 자리 잡게 되면 대회에 나가거나 집중해서 집중하여 활을 쏘아야 되는 경우 원래 하던대로 떠들지 않으면 어색함이 느껴져 활이 잘 맞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자기만 활공부를 망치는 게 아니라 그 옆에 서서 쏘는 사람에게까지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습사무언은 단순히 정숙함을 유지하는 걸 넘어 활을 배우는 태도의 핵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