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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미리내정 습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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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제주 여행중 시간내어 활터를 가보려고 활과 화살을 챙겨갔다. 토요일, 일요일 눈바람이 워낙 거세어 도저히 어렵겠다 싶었는데 월요일엔 잠잠해져 오후에 습사를 할 수 있었다. 제주시 근처에는 한라정과 미리내정이 있는데, 한라정은 지난번에 방문해봐서 이번엔 미리내정을 방문해보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미리내정에 대한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었다. 미리내길 64 로 네비를 찍고 갔다. 좁은 길을 올라가니 축구장 및 체육시설들이 보였고, 그 옆으로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미리내정이 보였다. 정으로 들어가는 못찾은데다 아무도 안계시면 어떡하나 고민하다 궁도협회 에 등록된 번호로 전화를 하여 안내를 받았다. 정에 올라가는 길은 축구장 앞에 주차를 하고 축구장 으로 들어가서 가면 되었다. 다행히 정에 접장님 한 분이 계셔서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듯 했으나 우리를 위해서 난로도 피워 주셨다. 정의 뒷쪽 으로는 제주 앞바다가 보이고, 과녁 너머로는 한라산이 보이는 멋진 풍경이었다. 나무 타는 냄새를 맡으며 습사 시작. 미리내정은 과녁이 2개이고, 과녁 오른 쪽으로는 내리막 비탈이 있고 왼쪽으로는 산비탈이 자리 잡고 있다. 풍기는 따로 없으나, 깃발이 하나 있어 그걸로 바람을 읽을 수 있었다. 아담한 사대에는 난간이 있기 때문에 거궁할 때 활이 부딪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했다. 사대 뒷쪽 공간을 충분히 쓰도록 자리를 잡고 활을 냈다. 요즘 궁체를 바꾸는 중이라 시수는 잘 나오지 않았다. 그렇잖아도 살이 뒤로 빠지는데, 이 날따라 앞바람이 조금 있어서 뒤로 빠지는 살들이 자꾸 나왔다. 아무래도 줌이 단단히 잡히지 않은 듯 했다. 줌손을 틀지 않고 잡아 당기는 걸 연습중인데 이렇게는 쉽지 않겠다 싶었다. 숙제는 숙제대로 안고, 어찌됐든 6순을 내고 퇴정했다. 아담하고 예쁜 미리내정에서 따뜻한 환대에 좋은 추억 만들며 활을 낼 수 있었다. 제주에 ...

서울 수락정 습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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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수락정에 방문하여 습사하였다. 동막공원 주차장에 주차를 할까 하다가 조금 더 타고 들어가보자 싶어 더 들어가 계절가든 근처 주차장에 주차하였다. 거리가 제법 되어서 타고 들어가길 잘했다 싶다. 활터에는 10명 남짓 사원분들이 활을 내고 계셨다. 흔쾌히 습사를 허락해 주셔서 감사히 작대에 끼어 몇 순 낼 수 있었다. 정의 형태가 조금 독특한데, 사대와 과녁이 평행하지 않다. 사대에 서서 왼쪽으로 몸을 돌려야 과녁이 정면으로 보이는 식이다. 또한 시냇물이 활터를 대각선으로 가로지르고 있어 몸을 돌려서는 정도를 신중히 해야했다. 정은 기와집 형태로 아담하고 멋스러웠다. 활터 한켠에 드리워진 나무에 빨간 단풍이 들어 가을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산 속에 있고 주변에 소음이 없어 조용한 가운데 휴식을 취하며 활을 내기에 이 만한 곳이 없겠다 싶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퇴정하였다.

문경새재정 타정습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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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추석 귀성길. 코로나 동안 고향에 가지 못한 탓인지 이번 귀성길은 어느때보다 차가 많았다. 국도로 몇 시간을 가도 목적지 도착까지 남은 시간은 줄어들지 않는 상황. 문경 쯤에서 포기하고, 그냥 푹 쉬면서 오후 시간을 보낸 다음 다시 출발하기로 했다. 고향에 가서 습사를 할 요량으로 활을 챙겨간 게 다행이었다. 문경새재정을 찾아 출발. 깊은 산 속에 위치한 문경새재정은 양쪽의 산이 바람을 막아주어 활내기가 아주 좋았다. 딱하나 아쉬운 점은 바로 옆에 사격장이 위치하고 있어 총소리가 크게 들린다는 점이었다. 총소리에 마음을 뺏기지 않고 쏘는 것도 수련의 하나라 생각하고 습사를 시작했다. 며칠 전 새로 산 활에 적응하느라 활은 넘어가는 살들이 속출했다. 조금 짧게 쏘고 싶은 억지 욕심을 내다보니 깍지힘이 빠지며 뒤로 넘어 빠지기도 했다. 시수는 영 좋지 않았다. 엉망인 시수와는 별개로 산속 고즈넉함을 가지고 있는 문경새재정 덕분에, 지친 귀성길 중 오아시스처럼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환대해 주시고 가르침을 주신 접장님들과 사두님 덕분에 즐겁게 활을 내고 다시 고향길로 향했다.

제주 백록정 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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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제주도 여행 중 우연히 들른 백록정에 매력을 느껴 꼭 다음번 제주 올 때 활을 챙겨오겠다 했었다. 기회가 닿아 다시 여행을 오게 되었고 적지 않은 짐에 활가방을 하나 더 얹어 왔다. 제주 도착 첫날 오후에 방문하여 인사를 드리고 습사를 하게 되었다. 바다 위를 날아 과녁이 닿도록 되어 있는 특이한 지형이다. 앞 바람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느 정도인지 감을 잡기가 어려웠다. 첫 순은 바람을 타고 모두 뒤가 났다. 과녁 오른쪽에 맞거나 앞나는 정도로 표를 앞에 두고 쐈는데도 뒤가 났다. 조금 더 앞으로 당겨 과녁 한가운데를 조준해도 뒤. 더 당겨 흑관 오른쪽 변을 보고 쏴도 뒤. 뭘해도 뒤로 가버리고마는 처음 보는 강한 앞바람에 혀를 내두르며 초순을 불내고 내려왔다. 그럼 과녁 우측변을 보고 쏴보자 싶었다. 어떻게든 과녁 앞쪽을 맞추거나, 확실히 앞을 내버리면 표를 잡을 수 있을 듯 싶었다. 과녁 우측 변을 보고 쏘니 2 발은 성공적으로 관중했다. 그러나 생각치 못한 문제를 만났는데, 실제 과녁이 없는 곳을 보고 쏘자니 주시안인 오른쪽 눈에서는 과녁이 사라지고, 평소엔 줌손에 가려 과녁을 보지 못하던 왼쪽 눈에 과녁이 나타났다. 발시 직전 주시안이 혼란스러워져 왼눈으로 보다 말다 쏘니 3발은 불. 그래서 요령을 발휘하여 왼쪽 눈을 감아버리고 겨눠보기로하였다. 표를 볼 때 두 눈 다 뜨고 보라고 배웠지만, 상황에 따라 요령은 써도 될 것 같았고, 이 강한 앞 바람이 그 상황에 해당할테니 해보기로 하였다. 겨루기 직전 잠시 왼쪽 눈을 감아 차단해버리니 주시안 으로만 확실히 보였다. 과녁 우측 변에 대고 쏘니 앞바람을 멋지게 타며 휘어서 관중했고, 마지막 4순까지 모두 맞췄다.  이 강한 바람이 백록정의 평상시 사람이라고 한다. 바람이 없으면 오히려 활쏘기 적응이 안된다고 농담을 하셨는데,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바람을 고려하여 오조준 한 화살이 휘어서 과녁이 들어갈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 활쏘기...

고양 비호정 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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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비호정에 방문하여 습사 하였다. 동네 조용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었고, 오른편으로 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가지런히 바람을 막아주고 있었다. 정에는 접장님 두분이 계셨고, 그 중 한분과 함께 습사를 하였다. 말씀하시는 것이나 활에 대해 공부하는 자세 등을 봤을 땐 활을 오래 쏘신 분인 줄 알았는데, 집궁하신 지 10개월 되셨다고 했다. 얼마전 2차 입승단에서 입단도 하셨다고. 좋은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 그만큼 배움도 빠른 법인 듯 하다. 특히 활을 대함에 있어서 태도는 성취보다 훨씬 중요하다. 아담하지만 아늑한 느낌이 드는 비호정은 거의 50년이 다 되어가는 오래된 활터라고 들었다. 초대 사두셨던 분이 자기 소유의 땅을 기증하여 활터를 건립하셨다는데, 대단하신 분이다. 편안한 느낌 때문인지 활도 잘 맞았다. 좌우 바람을 볼 필요 없이 내 표만 보고 쏘면 돼서, 표 잡는 연습을 하기엔 딱 맞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양에 오게 되면 종종 들러보고 싶은 정이었다. 6순을 내고, 몸이 지친 듯 하여 내려 왔다. 모레 있을 이천 대회를 위해 무리하지 않기로 했다. 즐거운 습사였다.

타정 습사 일지 - 분당정

우리 정은 현재 공사로 과녁이 철거된 상태와 줌손을 고치면서 쏘는 방법이 달라진 내 상태가 겹쳐 그야 말로 엉망진창으로 쏘고 왔던 분당정 타정 습사 기록을 남긴다. 회사가 성남이라 퇴근길에 가까운 분당정에 들렀다. 건물 구조가 생소해서 올라가는 입구를 못 찾았지만, 2층으로 올라가니 많은 분들이 습사를 하고 계셨고, 환영해 주셨다. 따뜻한 환영 덕에 마음 놓고 쏠 수 있었음에도 얼마전부터 고쳐서 적용해본 줌손 잡기 방법 때문인지 1중, 불, 1중, 불 을 냈다. 몸이 제대로 펴지지 않는 듯한 기분도 들고, 쏘임 고침 과정에서 과녁에 많이 쏴보질 못해 조바심이 나던 것도 있었다. 깍지 팔꿈치가 많이 내려가 있었던게 원인이었다. 너무 들쳐 올린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올려서 쏘니 깍지 떼는 것이 훨씬 안정적으로 바뀌었다. 그나마 4중을 해서 창피함을 덜 순 있었다만, 그마저도 5시까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역시 만작에서 힘을 주는 방법이 잘못된 게 정확한 진단으로 보인다. 깍지손 팔꿈치는 조금 더 평평하게 뒤를 향해 당겨야 하며, 발시 할 때는 간섭을 최소화해 깍지만 톡 떼도록 연습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 무너진 쏘임을 고칠 수 있으리라 본다. 분당정 사두님과 접장님들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새로 만들어올리는 쏘임의 중요한 포인트를 찾을 수 있었다. 시설 공사 덕분에 타정 습사도 해보니 재미있다. 코로나 때 집궁을 해서 이런 맛을 모르고 살았는데, 이제 좀 나아지면 하는 바램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