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각궁 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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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쯤 전에 깍지손 검지 손가락 쪽에 염증이 생겨 깍지를 잡고 버티질 못하게 되었다. 어쩔 수 없이 활 쏘는 걸 중지하고 그때부터 궁력이나 키울 요량으로 각궁을 올려 빈활 당기기를 했다. 열흘이면 낫겠지 싶었던 것이 한 달이 넘어가고 있다. 염증으로 인한 통증은 많이 줄었지만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마침 아내도 기존에 쓰던 활이 약해져 조금 센활을 찾던 중에 내가 사용하던 활을 써보라고 빌려줬다. 그 활도 우리 정의 다른 접장님께 받은 활인데, 내가 쓰는 화살 길이 만큼 당기면 57 파운드 정도가 나온다. 아내가 사용하는 만큼 당기면 50 정도가 나오는 것 같다. 빌려준 활을 마음에 들어하는 듯 했는데, 일단은 아픈 손이 나을 때까지만 이었다.
그렇게 5-6 주 정도 빈활 당기기만 하다 보니 이제 제법 각궁 세기에 적응되어가기 시작했다. 하루에 여러 발을 쏠 만큼은 아직 힘이 안되지만 적어도 한 발은 당겨서 겨누고 굳히는 시간동안 버틸 수 있었고, 좀 쉬면서 호흡을 돌리고 나면 다시 한 발 당길 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다 어제 문득 그냥 각궁으로 넘어갈까 하는 생각이 났다. 올해 말 시대표 선발전에 개량궁으로 도전할 생각이었는데, 거기에 혹시라도 운이 좋아 선발되면 오히려 내년 5월까진 개량궁을 쏴야 되니 각궁 넘어갈 시간이 1년 미뤄지기만 할 것 같았다. 미련없이 개량궁은 접고 각궁을 잡을 때가 되었다 싶었다. 개량궁은 그냥 아내에게 쓰라고 줬고, 빈 활당기기를 더 열심히 하면서 힘을 키우고 손이 나으면 바로 각궁을 잡아야겠다.
간다. 각궁의 세계로. 올해 끝나기 전에 입승단 대회 한번 나가보는 걸 목표로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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