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윤석 명궁님 궁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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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궁 모습은 못봐서 알 수 없지만, 만작 상태의 줌손과 발시 때의 깍지손은 간결함 그 자체 아닌가 싶다. 사법에는 여러 방법이 있지만, 나와 가장 잘 맞으면서 배우고 싶은 궁체이다.

화살이야기 - 화살이 많이 휘면 뒤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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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궁에서 쓰이는 리커브 보우의 경우 화살이 활의 한 가운데를 지나기 때문에, 궁사의 패러독스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국궁처럼 전통활의 경우 화살이 나가야 하는 방향을 활의 몸체가 가리고 있기 때문에 가림 뒤의 과녁을 화살로 명중시켜야 하는 역설이 발생한다. 이것이 궁사의 패러독스 (archer's paradox) 이다. 그리고 이 패러독스를 이용해서 화살을 쏴야 한다면 화살의 휘어짐 정도에 영향을 받게 되고, 휘어짐 정도를 스파인이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스파인과 관련된 설명들이 지중해식 사법을 기준으로 한 것들이 많다. 지중해식 사법과 몽골리안 사법은 같은 전통활이라 하더라도 화살을 거는 위치가 반대이다. 그렇다보니 스파인의 강도에 따라 화살이 받는 영향에 대해서도 반대로 설명한 것들이 많다. 이를 정리해보자면, 국궁의 경우 스파인이 약하면(잘 휘면), 살이 뒤난다. 반면 스파인이 강하면(뻣뻣하면), 살이 앞난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화살이 활몸을 돌아 나올 때 탄성으로 인해 반대 쪽으로 휘게 되는 데, 이때 많이 휘게 되면 줌 뒤쪽 방향으로 촉이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뒤가 나는 것이다. <4번째 그림에서 얼마나 휘느냐가 영향을 받는다> 주제와 상관 없지만, 국궁에선 화살이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 라고 표현하지 않고, 앞나고 뒤난다고 표현하는데 참 슬기로운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이 표현을 쓰면 좌궁 우궁에 따라 말을 바꿀 필요 없기 때문이다. 참고글:  국궁 화살 그리고 스파인, 파라독스 (궁사의 파라독스, archer's paradox) : 네이버 블로그

활을 기울이면 앞 난다

활을 당길 때 안경을 치고 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을 조금 더 기울여서 쏴보려고 자세를 교정 중에 있다. 활을 기울이게 되면 당기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다. 기울인 다음 똑같은 표를 보고 쐈더니, 살들이  모두 앞이 났다. 표를 옮기면 해결이 될 듯 한데, 왜 앞이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오늘 부사범님께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갔다. 활을 기울일 때 화살이 축이 되어 기울여 진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활을 기울이더라도 화살에는 변화가 없으니 똑같이 갈 꺼라 봤는데 이게 착각이었다. 축이 되는 것은 화살이 아니라 줌팔 이었던 것이다. 쓰고 보니 몹시 당연한 말이다. 주말을 축으로 활을 기울이게 되면 화살은 앞나는 방향으로 살짝 틀어지게 된다. 또한 줌손 높이가 낮아지게 되는데 동일한 표를 보게 되면, 살고가 높아지게 되어 넘게 된다. 결론을 정리하자면, 활을 기울였으면 기울인 만큼 앞쪽으로 각이 틀어졌다. 그래서 표를 뒤와 아래로 옮겨 줘야 한다.  다만 불필요하게 앞으로 기울일 필요는 없다. 애초에 활을 기울이려는 의도는 안경을 치지 않고 당기기 위함이었으므로, 딱 여기에 필요한 만큼의 각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해서 몸에 익히는 연습을 해야 될 걸로 보인다.

익불석숙 - 불의에 잠자는 새를 주살로 쏘아 잡지는 않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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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자)는 釣而不綱(조이불강)하시며 不射宿(익불석숙)이러시다. 공자는 어려서 집이 가난해 농장에서 일을 했으니 부모를 봉양하기 위해 때로는 낚시질로 물고기도 잡고 주살로 새도 잡았다. 비록 낚시질로 물고기는 잡았으나 흐르는 물을 막아 그물로 어린 물고기까지 닥치는 대로 잡지는 않으셨다. 역시 부득이 새를 잡으시되 불의에 잠자는 새를 주살로 쏘아 잡지는 않으셨다. 트위터보다 인스타그램에 전 세계 활꾼들 계정이 많다는 걸 알고 팔로잉을 해가며 즐겁게 구경하던 중, 사냥으로 죽은 동물 사진을 자랑스럽게 찍은 것들을 보게 되었다. 먹을 음식 구할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사냥한 거라면 모르되, 한 순간의 말초적 즐거움을 위해 활로 생명 해치는 걸 오락삼아 즐기는 모습은 좀 잘못된 길인 것 같다. 기원 전 5백년에 살다 가신 공자는 먹을 게 없어 사냥을 해야만 했지만 그마저도 잠들어 있는 새를 쏘아잡진 않으셨다고 하니, 이런 고사를 알았으면 하는 안타까운 마음이 있다.

숫깍지 우리 고유의 발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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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엄지손가락을 이용해서 시위를 당기는 몽골리안 사법은 몽골의 영향을 받아 한국, 중국, 러시아, 페르시아, 터키 등으로 확산되었다고 위키 피디아에 나온다. The thumb draw uses only the thumb, the strongest single digit, to grasp the string. The index and/or middle fingers close over the outside of the thumb to reinforce the grip. This is often called the "Mongolian draw/release", but it is traditional for all ethnicities across the Asian steppes, extending to Korea, China, Russia, Persia and Turkey . 몽골리안 사법을 쓰면 엄지손가락 하나로 활의 힘을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깍지라는 액세서리를 사용해야 한다. 활을 배우면 소개 받겠지만, 깍지의 종류에는 암깍지와 숫까지 2종류가 있다. 나는 숫깍지를 사용한다. 출처 어느날 숫깍지를 쓰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숫깍지는 근현대에 들어와 만들어진 발명품일까? 검색을 해보니 적어도 임진왜란때 숫깍지가 존재했다는 기사가 있었다. 조선전기 완형 창, 숫깍지 최초 출토 그렇다면 적어도 16세기 경에는 숫깍지가 존재했다. 궁금증은 여기서 더 커졌다. 숫깍지가 외부로 부터 유입되어 온 건지 우리나라 고유의 발명품인지 알고 싶었다. 왜냐하면 해외의 활 관련자료를 볼때 대부분 암깍지만을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해외에서 숫깍지 사용한 사례를 보시면 이 글에 댓글을 남겨주시면 정말 감사하겠다. 위키피디아가 진실은 아닐 수 있겠지만, 관련 페이지  를 보면 숫깍지를 Korean thumb ring, male type 이라고 적어놨다. 다른 곳에서는 흔히 발견된 형태가 아니고,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형태라서 저렇게 부르는 것이라...

습사일지 - 복식 호흡이 영향을 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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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 훈련을 하고 나면, 단 몇 주만에도 활쏘기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 활이 조금 잘 맞는다고 체력훈련을 하지 않으면, 금새 자세가 망가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아직은 얼마전에 고친 쏘임이 자리 잡혀 있는 상태인 것 같다. 이걸 완전히 익히려면 팔굽혀 펴기와 스쿼트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되겠다. 한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는데, 거궁하기 전 복식호흡을 하면 명중률이 좋아지는 듯 하다. 이건 단지 느낌일 뿐이고 정확한 건 조금 더 실험을 해봐야 될 것이다. 하지만 뭔가 상관관계가 있는 것 처럼 느껴지나, 원리나 이유는 모르겠다.

습사일지 - 오늘만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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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대로 쭉쭉 나가서 과녁을 잘 맞췄다. 오전에 잠깐 내고 오느라 4순 밖에 내지 못한 게 아쉽다. 3순 마지막 5시는 맞출수 있었는데 몸에 힘을 바짝 주는 걸 잠시 방심 했더니 과녁 앞에 콕 하고 떨어졌다. 3시나 4시에서 불발이 하나씩 나온다. 1, 2 시를 맞추고 나면 마음이 방심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오랜만에 좋은 시수가 나와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