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경기도 4차 입승단 대회 후기
이천 설봉정에서 열린 경기도 4차 입승단 대회에 3단 신청을 위해 참가했다. 지난 3차 대회에 출전했어야 했는데, 접수 실패로 참가하지 못해 약이 올라 있는 상태였다.
지난 주말 쯤에 쏘임이 조금 무너지려는 낌새가 있었는데,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일주일 동안 쏘임의 문제점들을 잘 잡아왔는지 시수는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1순. 과녁 홍심을 피해 여기저기 흩어져 맞기는 했지만 5중. 줌도 잘 잡히고, 마음도 안정적이다. 괜찮은 출발이다.
2순. 2순도 충분히 좋은 컨디션인듯 한데, 1순 때 몰았던 걸 계속 생각하고 있었는지 조금 방심했던 것 같다. 4시를 대충 당겨 쏘는 바람에 짧게 떨어지고 말았다. 방심해서 생긴 문제.
3순. 방심한 탓인지 활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당겨 들어올 때 흔들거리는 게 심해졌고, 현지 닿는 앵커포인트에도 변경이 생겼다. 과녁의 오른편에 전부 맞길래, 이를 바로 잡아야 겠다고 생각하고 표를 약간 왼쪽으로 옮겼는데 그마저도 제대로 버티고 쏘지 못했더니 한발이 뒤나며 빠져버렸다. 4중.
4순. 쏘임이 심하게 틀어졌다. 당겨들어온 자세의 앞뒤 균형이 맞지 않고, 현은 왼쪽 가슴의 엉뚱한 부위에 닿고 있었다. 초시는 앞이 났고, 2시는 뺨을 살짝 스쳤으나 운좋게 관중. 3시는 뺨을 스치고 현소리도 이상하게 났으나 용케 가운데로 날랐지만 과녁 끝부분에 맞고 튀었다. 하지만 고전기가 돌지 않음. 불. 이대로는 큰일이라 4시, 5시 정신차리고 쏘자는 마음으로 쏘니 관중. 3중으로 마무리.
4순 마치고 뭐가 문제인지 반성을 해보았다. 며칠전부터 좀 약해졌다고 생각한 줌손 어깨 문제일까? 고질적인 체력 문제일까? 일단 5순에 가서 힘을 더 바짝 줘서 쏴보고 효과가 없으면 표를 옮기기로 했다.
5순. 힘을 더주기로 했는데, 막상 초시는 다시 힘을 빼고 당겨 쏘는 바람에 한 발이 앞 났다. 죽을 각오로 당겨보자는 마음으로 당기기 시작하니 활이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4발을 맞추고 4중.
남은 건 8발. 앞서 찾아온 쏘임은 육체의 문제가 아니라 정신 상태의 문제에 가까웠던 걸로 보인다. 기꺼이 활을 쏘겠다는 의지, 이 녀석을 충분히 당겨 내가 제압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활은 그대로 당겨 들어와 준다. 하지만 내가 우물쭈물하면 가차 없이 그 틈을 파고 든다. 활 앞에서는 잘 맞던 그 몸, 그 마음 상태를 유지해야만 하는 것이다.
6순 과 7순을 의지력을 돋구어 기꺼이 활을 쏘아 맞추겠다는 마음으로 임하자 과녁에 집중도 되고, 당겨 들어온 현이 3앵커포인트에 잘 안착도 되었다. 4중 씩으로 마무리하며 7순 5시를 쏘고 승단을 마무리하였다. 대회든 입승단이든 다녀오면 내 쏘임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는 경험들이 된다. 아마 최선을 다해서 부딪히기 때문일 것이다. 습사 때도 마찬가지 마음으로 임할 수 있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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