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회 시흥시장기 전국남녀 궁도대회 단체전 참가 후기
2026년 5월 23일 시흥 소래정에서 열린 제21회 시흥시장기 전국남녀 궁도대회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우리 중에서는 4팀이 출전했고 나는 그 중 4팀 소속이었다.
지금 쓰는 쎈활로 3월에 경기도 대회 단체전에 참가했다가 말아먹은 경험이 있어 부담이 적지 않았다. 습사를 하면서도 잘 되는 날이 간혹 있긴 했으나 습사량이 많지 않아 그런지 쉽게 안정화되질 않는 상태였다. 그러다 대회 전날 밤 습사에서 깍지쪽 등 근육을 더 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걸 대회에서 활용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대회는 긴장 안 된 건 아니었으나 그래도 제법 차분하게 응했는데, 얼마전 읽은 스포츠 멘탈 책이 제법 도움이 되었다. 특히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이라는 누구나 알고 있었던 그 말을 염두에 두고 평상시 습사를 한 덕에 대회에서 실수를 어느 정도 방지 할 수 있었다고 보여준다.
우리팀은 조금 일찍 6시40분에 출발하여 대회장에 도착했다. 7시30분에 도착하니 1대가 대사를 시작하고 있었다. 바로 접수를 하니 2관 3대. 몸 풀고 나면 바로 출전할 준비를 해야했다.
예선 1순. 그다지 긴장이 되지 않았다. 다만 악명 높은 소래정 좌우 바람이 불고 있었다. 오후에 바람이 많이 불거라 예상해서 일찍 온거 었는게 싸늘한 아침부터 앞바람이 제법 불고 있었다.
1시 잘 날라가서 가운데 맞는다. 긴장도 별로 없고 떨림도 괜찮다. 2시 앞바람이 있어 앞으로 살짝 대고 쏴보자. 역시 잘 맞았다. 3시는 흰기둥을 겨우 맞췄다. 나머지는 두 발은 어디 맞았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용케도 몰았다. 팀 시수는 17중. 각궁이 두 장이 있으니 아마 본선 진출은 가능할 걸로 보고 일단 휴식을 위해 대회장에서 나왔다.
8분 거리에 있는 인천 남호정을 방문했다. 과녁이 3개 있는 아담하고 예쁜 정이었다. 접장님들이 방금 남호정 단체전 팀이 출발했다고 하시며 환대해 주신다.
남호정에서 두 순 정도를 내었다. 줌팔에 힘이 풀렸는지 앞나는 게 좀 나온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점심을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대회장으로 돌아온다. 초순을 몰아서 들뜬 나머지 너무 방심한 것도 모른채 말이다. 약간의 대기시간이 지나고 예선이 끝나 본선 진출팀 발표가 있었다. 우리팀은 5위. 나쁘지 않다. 16강 상대는 공교롭게도 조금 전 습사를 다녀온 인천 남호정이었다.
인천 남호정과 16강 시작. 초시 발시를 위해 당갔는데 이상하게 팔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는다. 줌팔이 벌벌 떨리며 버티질 못하다 발사. 1시는 뒤가난다. 2시도 마찬가지 못 버티다 겨우 봤는데 앞이 난다. 3시는 겨우 한발을 맞추고 4시는 다시 앞이 난다. 4시 마친 스코어는 두 팀 동점. 5시는 반드시 맞춰야 한다. 긴장 속에 겨우 한발 다시 맞춰 개인 시수 2중으로 끝낸다. 5시에서 상대팀을 앞서며 8강에 진출했다.
8강은 원주 학봉정. 노련한 분들이 많이 계신 팀이다. 16강에서 많이 빠진 걸 반성하며 몸에 힘을 제대로 넣고 쏴보자 다짐한다. 흰 기둥에 맞기도 했지만 다행히 4시까지 모든 화살이 적중했다. 16강에서 빠진 화살들은 왜 그렇게 된 건지 여전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쨋든 우리팀은 4강에 진출했다.
4강 상대는 괴산 사호정. 초시를 쏘는데 또 16강때 처럼 힘이 빠지며 뒤가 난다. 앞바람이 있나 싶어 살짝 앞을 대고, 짧지 않게 최대한 당겨 쏴본다. 앞쪽으로 넘어 버린다. 4강에서 2발이나 빼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내 옆자리의 상대팀도 화살이 빠지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3시부터 다시 집중해서 쏴본다. 5시까지 3발을 어떻게든 맞췄다. 5시에서 격차를 벌리며 승리했다.
심판의 경기 종료 선언을 듣고 사대에서 나가려고 하는 중, 상대팀 5번 분이 우리 선수들에게 이의를 제기했다. 대회 중에 말을 나눴다는 것이다. 단체전에서는 서로 화살을 봐주기도 하고 빠진 자리를 알려주기도 한다. 그게 단체전의 묘미다. 다만 상대팀 선수가 거궁을 시작한 뒤에는 말을 나눠서는 안된다. 우리팀의 경우 1번 정도 3번과 4번 선수가 다음 선수 쏘기 전에 조용히 대화를 나눴는데 그걸 가지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었다. 어이 없는 상황이라 네 알겠습니다 하고 빠지려고 하니 상대팀 선수가 예의를 어떻게 배운 거냐는 둥의 얘기를 계속 우리 선수에게 하였다. 심판이 나서서 그건 문제가 없는 행동이고 선수간에 이의제기를 하지 말고 할 말이 있으면 심판에게 하라고 한다. 그 선수와 심판이 대화를 나누는 걸 들으면서 일단 자리를 피했다.
단체전을 여러번 다녔지만 선수가 다른 선수를 앞에 두고 예의 운운하며 이의를 제기한 건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아마 상대방은 우리가 여기에서 흥분해 멘탈이 흔들리길 바랬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는 호사다마로 해석하고 오늘 뭔가 좋은 결과가 나오려나 보다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덕분에 방심하지 않고 집중력이 높아졌다.
결승전은 파주 금호정을 이기고 올라온 안산 광덕정. 여무사님들이 두 분이나 계시고, 예선 14위로 올라와서 본선에서 승승장구 올라온 팀이라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우리 팀도 조금 전의 사건으로 집중력이 높아져 있던 터라, 해볼만 하였다. 경기남부 10개정을 같이하며 얼굴을 익힌 분들이 많아 결승전 분위기는 좋았다.
4강에서 빠진 2발의 아쉬움을 다시 설욕하기 위해 집중해본다. 줌팔은 자신감 있게 뻗고, 깍지 광배근 쪽에 힘을 살짝 넣어본다. 대회 전날 이 부분에 힘을 넣고 있지 못하다는 걸 깨달아서 오늘 그걸 하려했는데, 이게 되다 말다 한 덕에 자꾸 빠지는 것 아닌가 싶었다. 다행히 빼지 않고 모두 맞췄다. 나 다음 접장님은 결승까지 팀을 견인한 탓인지 힘이 빠져 짧은 살들이 나오고 있었다. 다행히 집중을 잃지 않고 광덕정에 승리 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간만에 출전한 전국대회였고, 작년 3월 쯤에 전주 천양정 대회 우승 후 처음 해본 단체전 우승이었다. 개인적으로는 16강에서 겪었던 그 불안정한 컨디션을 어떻게 잘 해결해야될지 숙제가 생겼다. 참고로 4강에서 이의제기를 했던 그 분은 다음 날 개인전 대회장에서도 전날의 얘기를 계속 하고 다녔던 모양이다. 불원승자, 승자를 원망하지 말라는 궁도구계훈을 한번쯤 되새겨보았으면 좋았을 텐데 싶다. 덕분에 활터가 이뻐 좋아했던 사호정은 이 분에 대한 기억 때문에 즐겁게 습사 가기가 당분간 꺼려질 것 같다. 단체전은 활터의 이름을 걸고 대표하여 출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기에 임하는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활터 평판에 영향을 미친다. 나부터 몸가짐과 말을 항상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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