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쏘임 빌드업

기왕 쏘임 무너진 김에 고질병이었던 줌손 꼼지락 거리기를 고치기로 했다. 어차피 안맞는다 생각하니 시수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마음이 편하다. 만작에 들어갈 때 줌손 반바닥에 활이 걸리는 느낌을 살리려고 줌손을 미세하고 고쳐 틀어잡는 버릇이 있다. 이때문에 만작에 고요히 들어가는 느낌이 들지 않고, 꼼지락거리며 뭔가를 찾는 듯이 보인다고 한다. 그 행동 자체가 흔들림을 가중시키는 요소이기도 하고 말이다. 거궁에서 만작까지 줌손을 고쳐 쥐지 않고 한번에 쭉 밀어 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정사론 이었던가? 활에 화살을 걸어 4번은 내지 않고 당기기만 하고 마지막 5시에 한발을 쏘는 훈련을 말하는 걸 봤었다. 지금 나에게 꼭 필요한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지적받은 사항은 깍지손 구미 문제다. 쏘임이 이렇게 변하고 있는지 정말 몰랐기 때문에 사범님이 지적을 했을 때 깜짝 놀랐다. 깍지손 구미를 아래로 젖혀 쏘는 습관이 자리 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예전에는 깍지손 구미가 들린채 쏘는 것 같아 이를 밑으로 내려 누르려 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은 그 반대로 되었다니, 몸이 마치 보궁 안한 활마냥 이리 저리 쏠리는 것 같다. 활쏘기는 균형 위에서 이뤄지는 무예이다.

국궁계가 발전 하려면 이제 이런 질문들을 마주해야 하지 않을까?

국궁 배운지 1년이 조금 넘은 지점에서 몇가지 아쉬운 점들을 적어두고자 한다. 시간이 더 흐르고 나면 나도 익숙해져 단점들이 보이지 않게 될 것 같아서다. 다른 스포츠나 무예들도 마찬가지지만, 국궁에도 발전하려면 새로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자꾸 유입되어야 한다. 다행히도 올림픽에서 양궁 종목이 금메달을 휩쓸며 활쏘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 이다. 대한민국 대표 선수들의 실력을 볼 때 당분간 이 관심은 계속 늘어날 꺼라 보인다. 문제는 새로운 세대를 받아들일 수 있을만큼 국궁계가 능동적인 변화를 꾀하는가 하는 것이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고 등떠밀려 받아들이는 식으로 남게 되면 도태되는 것이 세상이치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밀레니엄세대를 포함하여 그 아래 자라나는 세대를 포용하려면 그들이 던질 당찬 질문들에 대답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그저 옛부터 그랬으니 그냥 받아들이라는 식의 태도는 오히려 국궁 발전을 저해하는 태도일 것이다. 지금 어린 친구들이 국궁에 입문하면 아래 질문들을 던지지 않을까 추정하며 몇가지 적어본다. 물론 이 질문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들이다. * 무형문화재를 한다고 하면서 왜 대회 복식은 서양식 복식인지? * 왜 활체에 좋아하는 문구를 영어로 쓰면 안되는지? * 정간배례는 모두 해야한다고 들었는데 안하는 경우는 무엇인지? * 전통을 중시한다고 들었는데 왜 한복입고 쏘는 사람은 없는지? * 환호시 나이스 샷이라고 하면 왜 문제인지? * 활터에도 145m 멀리 쏘기만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대충 생각나는 질문들 몇개만 적었다. 굳이 요즘 젊은이들을 상상하지 않아도 이런 질문을 던진 이들이 국궁계에 많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 분들 중 일부는 이제 더 이상 질문을 반복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분들은 불편함을 만든다는 이유로 배척당하기도 했을 것이다. 확실한 건 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누구도 대답을 찾아내진 못했다는 점이다. 그렇게 외면하며 보내온 시간들이 케케묵은 먼지처럼 쌓여 귀중한 무형 문화재인 우리 활쏘기를 접하기 어렵게 만드는 건...

쏘임 무너짐

쏘임이 다 망가 졌다. 아니 망가진 건 고쳐서 쓸 수 있는 경우에 하는 말이고, 지금은 무너져 내렸다는 말이 더 적절할 것 같다. 돌이켜 보면 7월 초 경기도 대회가 무산되면서 부터 쏘임이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7월초 예정이던 경기도 승단대회가 코로나로 인해 취소되면서 그 시점을 타겟으로 조절하던 컨디션 관리의 목표를 잃게 되었다. 방심한 탓에 궁력 트레이닝을 제 때 하지 않았고, 그 결과 조금씩 약해진 궁력으로 인해 개궁 때 자세가 바뀌었던 걸로 추정된다. 그러다 몇 주 뒤 사고가 났다. 힘이 빠지고 집중이 흩트러진 상태에서 한발을 당겼는데, 당기는 도중 깍지가 빠져버린 것이다. 화들짝 놀라 앞을 봤지만 내 살이 보이지 않았다. 살고가 너무 높게 잡혀 뜬 것이다. 활터 밖으로 나가 버렸다. 다행히 아무도 다치진 않았지만 그때 너무 놀라 트라우마가 생겼다. 일단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개궁자세를 고치기로 했다. 혹시 깍지를 놓치더라도 활터 밖으로 화살이 날라가지 않도록 말이다. 그외 별다른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또 당기다 빠지면 어쩌나 하는 작은 씨앗이 마음속에 심어져 공포감이 되었다. 활을 당길 때 점점 겁이 났다. 당기는 중에 마음이 흔들리니 살이 맞을리 없고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마치 나비효과 처럼 시작은 전혀 다른 곳에서 작은 일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번져간 것이다. 이 과정을 잘 기록해 두면 다음에 또 쏘임이 무너질때 참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할 때 배움이 생긴다

어느 정도 수련이 되고 나니, 다른 정에 가서 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 활쏘기의 재미 중 하나가 활이랑 화살 챙겨 팔도 유람 하는 거라던데, 코로나 시국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더욱 슬픈 건 수도권에서는 대회 개최도 안되고 있는 상황이라 그냥 혼자 열심히 습사하는 것 밖에 없다. 과녁이 있음으로 해서 쏠 목표가 생기고, 그 과정에서 쏘임을 고칠 수 있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연습의 어떠한 목표를 설정할 수 있으면 좋겠다. 목표를 성취하느냐 마느냐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할 때 배움이 생긴다. 9월이 가기 전에 3연몰기, 올해가 가기 전에 5연몰기 하는 걸 목표로 잡고 연습을 해봐야 겠다. 

작은 쏘임 개선 사항들

지난 10 일 경기도 입승단 대회가 예정이었으나, 코로나로 인해 연기되었다. 연기 일정에 맞춰 다시 재개될진 현재로선 미지수다. 대회 일정에 맞춰 훈련을 했던 터라 요 며칠 시수가 잘 나온다. 쏘임 개선과 관련해서 몇가지 노력하는 사항들이 있다. 1. 활을 세우는 방향으로 줌손에 힘을 주기. 그러면 현과 화살이 몸에 더욱 달라 붙는다. 이걸 느슨히 하면 몸에 착 붙지 않은 화살을 붙이기 위해 목이 앞으로 나아가는 이상한 모습이 발생한다. 2. 깍지손구미를 다 접으면 관절 깊은 곳에 약한 통증이 있다. 활쏘기와 상관없이 예전부터 그랬던 거라서 어쩔수 없다. 방향을 잘 잡아서 접으면 크게 아프진 않다. 활쏘는 중간중간에 자주 스트레칭을 해준다. 그럼 확실히 관절이 더 유연해진다. 3. 거궁하기 전 활을 불거름에 가져다 대는 습관을 만들었다. 이 단계에서 몸의 방향을 고치고, 하체에 힘을 준 다음 거궁 동작으로 이어간다. 몸이 함부로 틀어지지 않기 때문에 단단하게 당길 수 있다. 4. 다리 힘을 바짝 준 다음 허리힘을 동원해서 활을 당긴다. 관중 여부는 활을 당기는 시점에 어느 정도 결정이 난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깍지손을 뒷쪽으로 만족스럽게 당긴다. 그 과정에서 줌팔을 가득 펴고 견갑골을 움츠려 집어 넣는다. 5. 만작 상태에서 반바닥을 지긋이 내리 눌러준다. 실제로 내리 누르는 건 아니고, 그런 생각으로 힘을 준다. 발시 후 활의 웃장이 앞으로 약간 기울여 질 수 있는 정도로 힘을 준다.

줌통도 고치고 쏘임도 고치고 깍지도 손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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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임만 조금 교정하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깍지도 손보고 줌통도 다시 깎았다. 한번에 하나씩 맞춰가며 바꿨어야 했는데 한꺼번에 너무 많이 바꾼 것 같다. 그것도 승급 시험 앞두고 바꿔서 승급 심사 받느라 혼쭐이 났다. 결과적으로 바꾼 것들이 모두 성공적이다. 줌통은 경우는 첫번째 시도는 실패 였지만 그 실패 바탕으로 보강을 했더니 손에 딱들어오게 되었다. 쏘임 교정 먼저 쏘임 교정 부터 말하자면, 깍지손을 뒤로 더 당기는 형태로 교정하였다. 예전의 폼은 윗현이 안경알의 옆을 누르다보니 만작시 안경이 들어 올려지곤 했다. 깍지손도 충분히 당겨지지 못하니 만작때 깍지팔 쪽 어깨와 등에 힘을 주다보면 살이 떨어지는 일이 잦았다. 죽머리를 너무 앞으로 내미는 현상도 발생하였다.         고치고 났더니 활을 휠씬 안정적으로 당길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죽머리를 숨기고 견갑골을 당겨야만 몰촉이 되지 않으므로 조준 시 저절로 안정성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 두 자세의 장단점이 있는 듯 한데 나중에 다시 정리해 보고자 한다. 깍지 깍지 혀의 윗면, 그러니까 검지손가락이 걸리는 쪽에 조금 경사를 줬다.  이것만으로도 깍지의 안정성이 많이 향상 되었다. 이전에 사용했던 녀석도 비슷하게 손을 보면 충분히 쓸 수 있을 것 같다. 진작에 이랬으면 좋았을 것을. 어쨋든 이제 깍지가 빠질 걱정은 덜었다. 줌통 이번에 교정한 것 중 가장 잘된 부분이면서 고생한 데이다. 기존 줌통도 나쁘지 않았으나 여름이 되면서 손에 잘 걸리지 않아 줌손과 안에서 돌아가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처음엔 쏘임을 고쳐 줌손을 짜지 않고 쏘는 걸 익힐 요량으로 줌통의 날을 더 세우고 크기는 작게 만들었었다. 이 모양은 아직 요령이 없어 정의 부사범님이 손을 봐주셨다. 이틀 정도 활을 내보았으나, 줌통 짜는 습관을 완전히 고치지 않고는 아직 사용하기 다르다고 생각했다. 뭐가 틀어졌는지 말들이 모두 앞이 났다. 표를 뒤로 반과녁 이동 시켜서야 겨우 명중 ...

활쏘기 배움은 콩나물 물주듯이

사범님이 활쏘기는 콩나물에 물주듯이 하는 거라고 하셨다. 콩나물을 직접 길러본 적은 없지만, 어릴적 어머니가 쓰셨던 콩나물 재배 기계가 기억난다. 자동으로 물을 자주 주도록 하는 기계였다. 콩나물 기르기의 핵심은 물을 조금씩 자주 주는 데에 있다. 활쏘기 배움도 이와 같다. 매일 조금씩 꾸준히 습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요즘 몸으로 깨닫는다. 매일 활쏘기의 첫번째 좋은 점은 내 몸의 변화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따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한번 습사를 하게 되면 그 동안 바뀐 근육의 상태, 줌팔과 등힘의 변화 등을 따라가기 어렵다. 그냥 그 몸의 상태에 다시 맞춰서 쏴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매일 조금씩 하게되면 몸의 변화를 깨닫기 쉽다. 자주 고치기 때문에 변화를 따라 잡는 일도 수월하다. 이러고 보면 활쏘기는 좋은 습관을 만들어 배우는 게 아닌가 한다. 평상시의 자기관리가 이처럼 중요한 종목도 없을 것이다. 평상시에 과하지 않게 꾸준히 연습하는 것만이 잘 쏠 수 있는 지름길이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진행하는 루틴을 기록해둔다. 나중에 잘 맞지 않을 때 이 기록을 돌아보고 반성할 수 있길 기대한다. * 매일 아침 습사 4-5순 * 매일 플랭크 2회. 버틸때까지 * 한손 보조 푸쉬업 3회. 3일에 한번 * 고무줄 당기기 10회. 어깨 회전 힘 기르기 3회. 3일에 한번 * 스쿼트 매일 1회. 회당 40번 * 고무공 쥐어짜기. 매일 자주. 매일 하는 훈련과 회복 속도를 고려해서 일주일에 2회 정도 하는 훈련으로 구성해두고 실행하고 있다. 스쿼트는 할 수 있는 때가 잘 나지 않아 계단 오르기로 대체했었는데, 그나마 코로나로 인해 계단 구역이 폐쇄되어 자주 못하고 있다. 하체 힘이 버텨주지 못하면, 많이 쏠 수록 빠르게 무너진다. 다리가 튼튼해야 하는데, 따로 훈련하지 않으면 안 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