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안성맞춤 전국남녀 활쏘기대회 단체전 참가 후기

지난 시흥정 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의 영광을 맛보고, 약 한달 반 정도 지나서 다시 참가한 제 1회 안성마춤정 대회. 그 사이 활을 바꿨고, 쏘임의 몇 가지 문제도 고치는 일들이 있었다. 최근 시수가 안정적으로 높아지며 개인적으로도 대회 참가에 많은 기대를 하게 되었다.

결과는 3위. 전국대회 3위가 낮은 성적이 아니지만, 내가 놓친 몇 발이 너무 아쉬운 느낌이 들어 이렇게라도 글로 회고를 해야 될 것 같다.

정에서 7시에 출발한다고 하여 시간 맞춰 도착하였으나, 워밍업 습사들을 하고 나서 출발한다고 하여 마냥 기다리게 되었다. 나는 워밍업을 현장에 도착해서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기에 정에서 별도로 활을 내지 않았다. 다만 40 분쯤 지나서 출발하게 되었는데, 그렇게 출발하니 오히려 긴장감이 조금 풀어져 버린 듯 했다. 미리 습사할 사람들은 알아서 미리 하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바로 출발했더라면 흐름이 끊어지지 않아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한다.

대회장에 도착하여 스트레칭을 하고 작대 접수를 하였다. 스트레칭 후 빈활 당기기를 통해 워밍업을 하곤 하는데, 비가 오는 탓에 천막 밑에만 있다보니 빈활 당기기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곧 장비 검사가 시작되고, 사대에 서서 예선전을 치루게 되었다.

사대에 서서 초시를 내기 전 긴장감이 점점 높아졌다. 가슴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긴장을 하면 줌팔에 과하게 힘이 들어가고, 깍지손은 약해진다. 아니나 다를까 1시가 뒤가 났다. 2시 부터 깍지팔에 힘을 단단히 해가며 쐈고, 4중. 나머지 두 발이 상단에 맞는 듯 한데, 다음에 낸 다면 어깨를 낮추고 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며 내려왔다. 팀 성적은 21중으로 예선 1위로 본선 진출은 할 수 있을 걸로 예상됐다.

비가 와서 앉아 있을 자리가 충분치 않아 대회장에서 대기하기가 힘들었다. 일단 근처에 밥집을 가서 아침밥을 먹게 되었는데 지금보니 이 부분은 페이스 조절 실패라는 생각이 든다. 아침을 늦게 배부르게 먹어 버리면,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게 되고 그럼 오후에 치뤄질 본선에 배가 든든하지 못한 상태로 임하게 된다. 활쏘기는 신경을 많이 쓰다 보니 힘이 많이 드는데, 이러면 일찍 텐션이 풀려 버린다. 차라리 근처 카페를 찾아서 간단히 커피와 간식 정도로 시간을 보내다 점심을 제대로 챙겨 먹고 대회장으로 돌아오는 게 나았을 꺼라 생각한다.

아침밥을 먹고 대회장으로 돌아와서 제대로 쉴 곳을 못 찾아 계속 방황 했다. 짧지 않은 개회식을 치룬 후 차의 좁은 좌석에서 조금 쉬었다. 2시 30분 쯤되어 본선 16강 팀들이 정해졌다.

16강은 파주 금호정과 경기. 성함을 모르지만 지난번 마춤정 습사때 같이 활을 냈던 접장님이 상대팀에 계셨다. 인사를 하고 경기 시작. 기다림 끝에 시작된 경기라 그런지 집중이 잘 되었다. 4시까지 빠짐없이 잘 쐈고, 5시째 시부족으로 승리하여 8강 진출. 3시에 쏜 화살이 뒤가 나는 줄 알았는데, 아마도 과녁 끝에 맞고 관중한 걸로 보였다. 뒤로 나는 걸 보니 역시 깍지팔이 단단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았다.

8강은 안산 광덕정을 이기고 올라온 청주 약수정. 이번에도 큰 흔들림 없이 잘 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3시가 생각치도 못하게 앞으로 날라 갔다. 왜 잘못 나갔는지 파악조차 하지 못했다. 일단 4시는 제대로 맞추며 4강 진출.

4강을 가자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 착각을 일으켰나 보다. 4강에서 만난 팀은 전주 천양정. 역사를 자랑하는 정이니 만큼 활을 잘 쏜다. 하지만 이상하게 나는 긴장이 풀린 채 경기를 치뤘다. 2시가 뒤났는데, 원인을 알 지 못했다. 고쳐 쏜다고 했으나 3시도 똑같이 뒤가 났다. 정신 차리고 4시를 관중. 안타깝게도 긴장이 풀린 건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우리팀의 다른 분들도 많이 빠지며 4강에서 앞서던 스코어가 역전되며 패배. 아깝게 지고나니 내가 놓친 2발 때문에 진 듯한 생각이 내내 들었다.

이걸로 끝인줄 알고 있다가, 3-4위전을 하기 위해 출전하라는 소리를 듣고 심기일전하고 사대로 갔다. 전원 각궁으로 무장한 수원 연무정. 각궁 우선이기 때문에 동시수가 나오면 이길 수 없다. 조금 전 놓친 2발을 설욕이라도 하듯 과녁을 응시하니, 집중력이 좋아졌다. 일종의 초집중 상태에 잠시 들어가며 쏘는 것 마다 한 가운데로 명중하였다. 4강전을 이렇게 쐈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만 남았다. 그렇게 3위로 단체전 경기를 마무리하였다.

막순을 내고 나니, 4강전에서 부족했던 것은 기술도 아니고, 양 손의 균형도 아니고, 단지 그 순간 벌어지는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었던 걸로 보인다. 순간적으로 주의를 끌어올려 과녁에 집중시키는 것, 그 일을 의도대로 해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게 활쏘기 연습의 목표인 것 같다. 다음에 단체전에 출전하게 된다면, 5순을 내리 같은 정도의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훈련하여 출전해야 겠다.

그리고 단체전에서 마지막 자리인 5번이 요구받는 능력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었다. 5번은 1번과 달리 항상 1발씩 덜 쏘게 된다. 대부분 그 전에 시부족으로 승패가 갈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적게 내더라도 쏘는 건 모두 맞힐 수 있도록 훈련해야 하고, 이건 앞서 언급한 주의력을 순간적으로 집중시킬 수 있는 것과 맥이 닿아 있다.

지나고 나면 아쉬움만 남지만, 그렇기 때문에 연습할 이유가 생기기도 한다. 일단 활쏘기는 지금과 같은 루틴으로 계속 습사하면 괜찮을 걸로 보이고, 집중력 관리에 대해서는 방법들을 좀 찾아봐야 될 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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