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경기도지사기 남녀 궁도대회 단체전 참가 후기

안산 광덕정에서 열림 경기도지사기 정대항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총 84팀이 참가하였고, 단체전과 개인전을 같이 치뤄야 해서 일반적인 전국대회와는 달리 예선 3순 으로 진행하고, 본선은 8강 토너먼트로 진행되었다.

84팀 * 3순 / 4관 = 63 번을 쏘아야 되고, 2순 내고 살을 치우더라도 32 번 살치우기를 해야 되는 엄청난 스케줄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12대 가 9순을 내는 도궁입승단을 생각하면 7시 개사 해서 5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번 단체전 경기 예선전은 최소 이보다 2배는 걸릴 걸로 예상하고, 최대한 빨리 가서 3순을 내기로 하고 5:00 까지 정에 도착하기로 했다.

출발전 정에서 한 순을 내었는데, 요즘 빈 활 당기기를 하여 힘이 남는지 막시가 살짝 넘으며 4중하였다. 나쁘지 않았다. 넘는 걸 주의하며 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광덕정으로 이동했다.

준비를 하고 약간 대기하니 곧 출전 지시가 왔다. 생각해보니 나는 이번이 2024 년 첫 출전이었다. 자정대회를 제외하면 말이다. 어쩌다 10개정 친선대회도 한번 안 나간 채였지만, 최근 시수를 봐서는 큰 문제 없다고 생각했다.

초시 발시. 약간 뒤로 쏠리는 듯 했지만 관중했다. 2시는 그만 뒤가 나버린다. 대회에 오랜만에 나와서 긴장을 한 탓일까 생각하고 깍지에 더 힘을 주고 쏘기로 했더니, 관중은 하였으나 상단에 맞는다. 아차 하면 넘겠다는 생각에 팔에 들어가는 힘을 좀 빼보려 하다 4시와 5시를 앞내고 뒤내며 놓쳤다. 초순 2중으로 끝. 새벽에 습사를 안했더니 몸이 덜 풀린 것도 원인일 수 있었다.

이대로면 오늘 망하겠다는 생각에 개궁할때 조금 더 신중하게, 그리고 조준을 정확히 가져가다 발시해보기로 하였고, 2순과 3순에서는 시수가 올라왔다. 다만 2순 2시에서 다시 이전 처럼 등힘이 제대로 안걸리는 느낌이 들었고, 여지 없이 한 발이 뒤가 났다. 그래도 3순째에 몰기에 성공하며 감을 되찾는 느낌이었다.

팀 성적은 54 중으로 아마 예선은 통과할 걸로 전망되었다. 이때 쯤이 약 10시 정도 였고, 실제로 본선이 시작했을 때가 거의 오후 7시 였으니 대략 9시간의 시간때우기가 이제 시작 된다. 우리 정으로 갔다 오기엔 이동에 적지 않은 시간을 쓸 것 같아 근처에서 어떻게 해보기로 하고, 일단 가까운 시흥정에 습사를 갔다.

시흥정은 평소와 다르게 앞바람이 불고 있었다. 굳이 맞추려는 노력 보다는 등힘이 걸리도록 쏴보자는 마음으로 2순을 내었다. 첫 순은 두발이 바람에 밀려 뒤가 났고, 재순은 초시가 넘어가버렸다. 오늘 내내 넘는 것과 싸우겠구나 싶었다. 어쨋든 긴장이 사라지기 시작했는지 몸에 힘이 정상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고 나서 어디에서 뭘할까 하다가, 내가 아이디어를 내어 만화 카페에 갔다. 요즘은 조그만 방 형태로 되어 있어서 누워서 쉬기도 좋을 것 같았다. 4,50대 아줌마 아저씨들 5명이서 초등학생들 많은 만화 카페를 찾아 들어갈때 뻘쭘함이 있었다. 하지만 이겨내 자리를 잡고, 주무시는 분, 만화 보시는 분 등 각자 휴식의 시간을 가졌다. 신발 벗고 누워 있을 수 있다는 게 무엇보다 큰 장점이었다. 하지만 잠시 뒤 약 10여명의 초등학생 무리들이 들이닥치게 되는데...

뭐 아무튼 그렇게 휴식하고 예선이 끝날 때 맞춰서 광덕정으로 돌아갔다. 본선에는 우리정 2팀이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우리팀의 첫 상대는 여주 금당정. 작년 대회에서 몇 번 맞붙었으나 졌던 기억이 있었다. 아마도 춘천 호반정 대회였던 것 같다. 이번에는 꼭 이겨 보자 다짐하고, 최대한 집중력을 끌어올려 대회에 임했다.

초 순 때 느껴졌던 긴장감은 사라졌고, 몸도 충분히 휴식하여 힘이 돌아온 상황이었다. 게다가 늦은 시간이라 야사로 진행되었는데, 용현정에서 평일에 야사로 습사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어차피 화살 날아가는 것은 볼 수 없으니 바람은 무시하고, 표를 한 군데 정확히 본 다음 과녁에 어느 부위에 맞든 앞 살이 관중이면 똑같이 5 발 쏠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금당정과 5시 까지 가는 접전 끝에 4강 진출 성공. 나는 이때부터 남은 본선 3순은 모두 몰았다. 그리고 4강에서 만난 상대는 여주 오갑정. 야사와 추워지는 날씨에 각궁이 어려워지면서 몇 발이 부족하여 4강에서 패배. 3,4위 전에 돌입한다. 상대는 다른 4강에서 우리정의 타팀과 붙어 패배한 안산 광덕정 팀이다. 광덕정 팀은 자주 붙어봤기에 집중해서 다시 습사. 다른 팀원 분들도 살아나며 승리. 그렇게 3위로 마무리 지었다. 우리 정의 다른 팀은 여주 오갑정 팀을 이기며 우승을 거머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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