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동안 쏘임 고치기 진행과정 기록
요즘 쏘임이 틀어져서 고치고 있다. 지금 보니 이맘 때 되면 늘 반복되는 일인 것 같다. 겨울 동안 추위를 이기며 어떻게든 궁력을 잃지 않으려 습사를 하고, 봄을 맞이해서 틀어진 부분을 조금만 잡아주면 시수가 좋아진다. 그렇게 신나게 쏘다 보면 어느새 이상한 습관들이 몸에 붙고, 한 여름 땀이 차는 시기가 오면 쌓여온 버릇들이 문제를 일으켜 크게 한번 망가진다. 그렇게 초가을까지 다시 고치고 나서 반짝 잘 맞고, 겨울을 맞이한다.
이번에 틀어진 걸 알아챈 건 지난번 영주 충무정 사두대항전 때부터였다. 줌손이 너무 돌아가 팔뚝을 맞으며 살을 냈고, 더이상 틀 수가 없으니 살이 짧기도 하고 앞 나기도 하였다. 이 문제를 잡아보려고, 7월은 대회 출전을 포기하고 쏘임 고치기 작업에 들어갔다.
7월 1주차: 먼저 과하게 잡아 트는 줌손의 힘을 빼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개궁시 줌손에 트는 힘을 거의 주지 않고, 깍지손이 자리 잡기 시작할때 쯤 줌손도 같이 힘을 줬다. 줌손의 힘이 빠져 그런지, 현이 뺨을 스치기 시작했다. 힘을 너무 빼버리면 살이 앞나니, 마지막 만작 단계에서 단단히 받혀야 했다.
7월 2주차: 통이 다시 잡히기 시작했다. 다만 짧은 살들이 많았다. 줌손을 미는 느낌이 아니라 활을 잡아 과녁쪽으로 끌어내는 느낌이 들었다. 줌손에 변화가 오자 이번엔 깍지손이 제 자리를 찾지 못하기 시작했다. 깍지손은 화살과 직선으로 연장되는 느낌으로 다시 당기려 했다. 뺨을 많이 맞았다.
7월 3주차: 줌팔에 힘을 안주는 버릇이 생겼다. 줌팔을 살짝 구부렸다가 다시 펴고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오차가 많이 발생했다. 줌팔을 굽혔다 다시 펴는 건 취소하고, 원래대로 펴되 처음 거궁시에 너무 힘을 주지 않는 쪽으로 연습했다. 여전히 앞 나는 살들이 나오고, 줌은 덜덜 떨고 불안했다. 한 여름이라 손에 땀이 많아졌고, 이 때문에 줌을 제대로 틀어 잡을 수 없었다.
7월 4주차: 줌이 단단해야 한다. 만작에서 줌팔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야 되는데, 한달간 힘 빼는 연습을 해서 인지 제대로 힘을 안 주고 쏘는 경우가 많았다. 손에서 휙휙 돌아가는 줌을 잡고 과녁쪽으로 보내는 연습을 해보았다. 여전히 뺨을 맞았다.
8월 1주차: 쏘임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고 있었는데, 넘는 살들이 나왔다. 화살을 너무 많이 당기고 있는 걸 깨달았다. 가끔 깍지 팔꿈치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 같았다. 줌손 엄지에 상사가 느껴지면 그만 당기고 등힘을 주려고 노력했다.
8월 2주차: 깍지팔이 빨랫줄 처럼 평평히 당겨 들어와야 오버드로잉이 되지 않는다. 닳아 문드러진 줌피를 새걸로 교체했다. 손이 좀 아프긴 하지만, 줌은 확실히 틀어잡힌다. 뒤나는 살들이 나온다. 줌의 힘이 살아나니 떨리는 문제도 많이 줄어든다. 가입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깍지를 과감히 신속하게 빼야하는데, 주저거리는 문제가 생겼다. 만작에서 줌팔을 믿지 못하고 힘을 다시 빼는 경우도 있었다.
깍지의 문제는 주살질을 많이해서 고칠 수 있다. 그러나 줌팔의 문제는 고치는 게 쉽지 않다. 활쏘기에서 줌팔의 영향력이 7할은 되는 것 같다.
참고: 트위터 쏘임 기록
대단하십니다.
답글삭제틀어진 쏨새를 바로잡기위해 내려놓고 다시 연습한다는건 정말 너무너무어려운 일인것을 현재 제가 몸소느끼고 있습니다...ㅠ
쏘임새가 자주 틀어지는 편이라, 지금도 또 다른 문제로 끙끙대는 중입니다. 작은 변화 없이 일관되게 오시는 분들이 너무 부럽네요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