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문체부 장관기 생활체육 전국 궁도 대회 단체전 참가 후기

2025년 9월 6일 시흥중앙정에서 개최된 제30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비 생활체육 전국 궁도대회 단체전에 참가하였다. 8월 달에 개인적인 일정이 맞지 않아 아무 대회도 못 나가게 되어 답답했었던지라, 9월이 되자마자 열린 대회에 단체전과 개인전 둘 다 참가 신청을 넣었다.

우리 정에서는 2팀이 출전하였는데, 그 중에서 내가 속하게 된 팀은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만한 팀이었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4단이하만 출전하도록 되어 있어서 각궁을 보유한 팀들은 많지 않거나 있더라도 시수가 잘 나오지 않을 것이라 그야말로 개량궁 시수 싸움이 될 걸로 예상했다.

단체전 예선을 일찍 쏘기 위해 정에서 6시 반에 출발하기로 하였다. 팀원 한 분이 다른 팀과 같이 해장국 집에서 아침 먹고 가기로 얘기했다고 하였으나, 그렇게 이동할 꺼면 굳이 이렇게 일찍 갈 필요 없이 개사 마감시간 맞춰서 이동하면 되는 거라 원래 계획대로 예선전 치르고 밥먹으러 가자고 하였다. 대회장에 도착하니 의외로 일찍 온 팀들이 거의 없었다. 접수를 했더니 1관 1대, 제일 먼저 접수 되었다. 하마터면 1대가 다 안차서 제 때 개사를 못 할 뻔 했는데, 일찍 와준 경기도 팀들에게 고맙다는 심판부장의 말과 함께 예선이 시작되었다.

예선 시작. 바람도 없고, 날씨도 좋아서 뜨는 화살도 잘 보였다. 활 쏘기 정말 좋은 날이었다. 그리고 그 날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도 편안했다. 1시, 2시, 3시 안정적으로 잘 날아가 맞는다. 4시를 당길때 조금 잘못 들어온 느낌이 있었다. 내리고 다시 당겼어야 했는데 그대로 한번 발시해본다. 앞으로 쭉 빠졌다. 5시는 다시 집중해서 제대로 당겨서 쏴본다. 신중을 기하다 보니 가입을 충실히 못한 듯 했다. 발시를 하니 조금 힘없이 뜬다. 그래도 맞겠거니 싶었으나 한 가운데 코박고 만다. 3중으로 마무리. 그러나 팀의 다른 2분이 몰아주면서 20중으로 예선 1위로 본선 진출 하게 된다.

이때서야 알게 되었는데, 이번 대회는 단체 100 팀을 받은게 아니라 64 팀만 받은 것이었다. 아침을 먹고 습사도 좀 하고 충분히 쉬다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생각보다 일정이 바빴다. 일단 식당으로 이동하여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감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가까운 활터로 이동하여 습사를 하기로 했다. 시흥정을 가거나, 광덕정을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시흥정은 바닷바람이 좀 있을 듯 해서 광덕정으로 습사가기로 하고 박카스 한 박스를 준비하여 이동했다.

광덕정에 도착하니 곧 이어 우리정의 다른 팀도 도착했다. 아마도 팀원 중 한 분이 연락을 한 모양이었다. 우리팀만 집중해서 쏘는 시간이 필요했는데 조금 산만해지게 되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여러명 있다 보면 서로 말을 걸고 불필요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해서 선수들의 마인드 관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광덕정 분들도 적지 않게 계셨는데 고맙게도 사대를 2개나 내어 주셔서 두 순을 습사하고 빠르게 대회장으로 돌아갔다. 몰아보려고 노력했으나 꼭 한발씩 뒤로 빠졌다.

16강 첫번째 상대는 인천 강화정. 초시를 냈는데 뒤로 빠졌다. 살이 오늬자리에서 빠지는 문제가 생겼다. 며칠전 대회 준비하면서 정에서 주살을 내었는데, 주살에 있던 오늬가 조금 틈이 좁은 오늬였다. 그걸로 습사를 했더니 현의 오늬 자리가 눌려서 헐거워 졌던 모양이다. 깍지를 조금 더 눌러서 쥐고 2시를 맞춘다. 3시는 다시 뒤가 난다. 다행히 점수차는 우리가 많이 앞서고 있다. 8강 대비 한다 생각하고 다시 쏘임새를 고쳐서 4시를 맞추고 상대팀의 시부족으로 8강에 진출한다.

8강 상대는 파주 금호정이다. 16강에서 두 발을 뺀 걸 만회하기 위해 집중력을 높여본다. 깍지를 세게 눌러 잡다 보니 이번엔 화살이 살대에서 떨어지는 문제가 생긴다. 떨어진 걸 어떻게든 다시 활대에 붙여서 쏴서 모두 맞췄다. 팀원 한 분이 시수가 많이 빠졌으나 다른 사람들이 메꾸면서 다시 4강에 진출한다. 본선에서는 누구나 한번쯤 시수가 빠질 수 있다. 그때 다른 팀원들이 메꿔주고, 결승에서 모두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우승기를 만질 수 있다.

4강 상대는 홈그라운드인 시흥 중앙정이다. 2시 한 발이 아깝게 뒤가 났다. 깍지의 문제가 점점 커지면서 불안함이 스며든 탓이다. 2시 마친 결과 우리 팀이 3발 지고 있다. 나머지 집중해서 쏘기로 해본다.  3시와 4시는 모두 맞춘다. 다행히 상대팀이 방심한 탓인지 3시와 4시에서 역전하여 결승에 진출한다. 시수가 빠졌던 팀원분은 조금 나아졌으나 여전히 좀 헤매시는지 뭔가 고심이 많은 표정이다.

결승 상대는 여주 오갑정, 활을 잘 내는 강팀이다. 대회가 몇 팀이 없어서 그런지 충분히 쉬는 시간을 주고 결승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때 뭐든 먹어야 한다. 나가서 팀원들과 아이스크림이라도 사먹었다. 고심많은 팀원 분은 속이 안 좋은지 아무 것도 먹지 않으신다. 그리고 결승 시작. 초시를 당길 때 살대가 떨어지는 문제가 또 있었다. 다시 완전히 내려서 쏘긴 했으나 급한 마음에 조금 빨리 당긴다. 아깝게 뒤가 난다. 이 한발이 우승을 놓치는 결정적 한 발이 되지 않길 바라며, 남은 화살에 집중한다. 잘 받쳐주던 여궁사 한 분이 컨디션이 무너졌다. 여태 버텼으니 한번 위기가 올만도 했다. 앞서 고민하던 신사 팀원 한분이 살아나지 못하고 같이 무너진다. 그래도 마지막 화살을 쏘기 전까진 포기하지 않기로 하고 집중해 본다. 3발은 모두 맞췄고, 마지막 5시. 점수차이는 3점. 1번과 2번 선수에서 동점 유지 한다. 끝까지 가면 비교쏘고 다시 붙어볼 수 있다. 방심하지 말고 집중력을 유지한다. 3번 선수에서 우리편 화살이 빠진다. 그렇게 시부족이 되어 2위로 경기 종료되었다.

단체전은 이래서 묘미가 있다. 오늘은 우승을 한번 노려봄직했다 싶었으나, 그 알량한 자만심에 바로 경종이 울려 버린다. 출전하는 선수들은 본인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는 팀이든 그렇지 못한 팀이든 본선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컨디션을 조절하면서 임해야 된다. 허투루 설렁설렁 하는 팀이 결코 우승깃발을 만져볼 수 없다. 특히 이번에는 단체전 본선을 못 겪어본 신사분이 팀에 있었는데, 이 분의 팔로워쉽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아직은 내가 그 정도 역량이 안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수상 후 귀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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