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7회 이천시장기 전국 남녀궁도대회 참가 후기

단체전 팀에 끼게 되어 이천시장기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활터에 들렀다 가는 것보다 집에서 바로 가는 게 편해서 혼자 갔었는데 그것보다는 좀 둘러 가더라도 활터에서 모여서 가는 게 낫다는 얘기를 들었다.

활쏘기 단체전은 개인전과는 완전히 성격이 다른 게임이다. 활을 집중해서 쏜다는 점은 같지만 사대에서 느껴지는 심리 상태가 다르다. 그래서 단체전 팀끼리 최소 몇회 이상 습사를 해봐야 하고 오래 손발을 맞춘 팀일 수록 좋다.

우리 정에서는 총 3팀이 출전하였고,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 첫번째 팀이 이미 한 순을 끝내고 내려 가시는 길이었다.

단체전은 첫 순에서 16 강에 들지 못하면 토너먼트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바로 귀갓길이다. 15 중 만 나와도 요행을 바래 볼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익숙치 않은 타정에서 표를 잡지 못한 채로 초순에 많이 맞히긴 참 어렵다. 아무튼 시작이다. 사대에 서서 쐈다. 

1시, 똑같은 표를 보고 쐈다. 힘있게 날라가 관중했다. 2시, 잘못 당겨 들어왔다는 느낌이 든다. 단체전은 시간 제한이 없어 이 때 풀어버리고 다시 거궁해도 됐었다. 하지만 그대로 발시했고 뒤가 났다. 후회가 몰려온다.

3시, 4시, 운좋게 관중한다. 5시도 맞출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든다. 하지만 너무 방심한 탓일까 발시 끝까지 줌손 힘을 유지하지 못했다. 한 가운데로 가서 짧게 코박고 말았다. 아쉽게 3 중으로 마무리. 팀은 12 중을 했은 토너먼트 진출은 어려울 것 같다.

뒤늦게 도착하신 우리 정의 마지막팀을 기다려 응원하기로 한다. 최정예 팀. 예상대로 본선 진출. 토너먼트에서 쟁쟁한 팀들을 힘들게 이기시며 결승까지 진출 성공. 결승에서 만난 의정부 용현정은 오늘 최상의 컨디션을 보여주는 팀이다.

결승전 대대거리에서 동시수가 나와 연장전에 돌입한다. 한발 한발 손에 땀을 쥐는 경기다. 연장전 3시 가 끝난 결과, 우리정이 4발 앞선 상황이다. 이대로 리드를 가져가면 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

활쏘기에서 가장 위험한 건 방심하는 것일까? 4시에서 용무정은 한발을 맞췄고 상대 용현정은 4중을 하며 순식간에 한 발차로 따라 붙는다. 결승전까지 올라온 팀들은 누구도 호락호락한 팀들이 아니다.

한발 앞 선채로 시작한 5시 4번 선수까지 승부가 나지 않고, 마지막 5번 선수가 맞춤으로서 우리정 팀이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긴장감 넘치는 멋진 경기였다. 응원하는 사람들도 한 발 한방에 환호와 탄식이 새어 나왔다.

하루를 그렇게 보냈더니, 다음날 개인전은 심한 피로감을 안은 채 참가했다. 아직까지 표를 제대로 못 잡은 상황에서 시작.

1시는 맞췄으나 아니나 다를까 또 2시를 놓친다. 그리고 3시는 짧게 떨어진다. 어제와 비슷한 상황이다. 자꾸 짧은 게 나오니 표를 눈썹만큼 올려서 흑관 상단 모서리를 노려본다. 살이 안정적으로 가서 두발 다 관중한다. 여기가 표 자리 였구나 싶다.

표를 정한 덕분일까 2순은 몰기 성공. 3순도 자신이 있었는데, 역시 방심한 탓에 1시가 가운데로 살짝 넘어가 버린다. 반바닥을 제대로 내리 밀지 못할 때 나오는 현상이다. 총 12중 으로 마무리.

진작에 표를 잡았다면 단체전 포함 적어도 2발은 더 맞출 수 있었을 거란 아쉬움이 몰려 왔다. 활은 쏘는 걸 끝마쳤을 때 아쉬움이 몰려온다. 입승단 대회 처럼 9순 까지 내는 게 아니라 단 몇발에 결정 나기 때문에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15시15중 앱을 켜본다. 4위에 이름이 올라가 있다. 곧 밀려 날 걸 알기에 잽싸게 스크린샷을 찍어서 기념으로 삼는다. 진짜 실력자분들은 다음날인 월요일에 출전들을 하시기 때문이다. 나중엔 35위 정도에 랭크 되었다. 다음에 20 위 안에 들어가는 걸 목표로 훈련해 봐야 겠다.


그렇게 대회를 마무리하고 집에와서 자고 일어나니 입병이 도져 혓바늘이 나고 난리가 났다. 2주 연속 활쏘기 대회에 참가해서 피로가 쌓였던 탓인가 보다.


그렇게 2번째로 참가했던 전국 대회는 끝이 났다. 대회장에서 다른 정 분들을 소개 받고 알게 되는 건 큰 즐거움이다. 이게 구사분들이 말씀하시던 활 쏘는 맛이겠지. 하지만 다른 글에서도 쓴대로 장소를 가리지 않는 흡연때문에 대회 후 가슴이 며칠간 답답했다. 이 잘못된 흡연 문화 만큼은 대회장에 내에서 꼭 바로 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우리정 분들도 그러셨던 분들이 계셨는데, 예의를 잃지 않는 선에서 캠페인을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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